"인재 모셔오면 거액 보너스" .. LG, 고급두뇌 확보 총력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LG이노텍의 임직원들은 요즘 핵심 연구개발(R&D) 인력을 수소문하며 다니고 있다.
회사가 지난 4월부터 중량급 인재를 추천한 사람에게 입사자 연봉의 최고10%를 인센티브로 주는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연봉 1억원짜리 R&D 인력을 추천해 입사시키면 10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게 되는 셈.LG이노텍 관계자는 "임직원 추천을 거쳐 입사하는 똑똑한 R&D 인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뽑힌 인력이 검증받기 시작하는 연말께는 채용추천 인센티브를 받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봉 국적 형식 따지지 않는다
LG 계열사들은 '일등 LG'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우수 R&D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써가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구본무 LG 회장이 나서 '연봉,국적,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라'고 강조한 뒤 계열사마다 신인사 시스템을 도입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뛰며 핵심 인재를 찾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보다 10% 늘린 300명의 R&D 인력을 해외에서 뽑는다.
이는 올해 신규채용 인력 3000명의 10%에 이르는 규모로 10명 중 1명을 해외에서 데려오는 셈이다.
채용 방법도 완전히 바꿨다.
지난해까지는 외국의 유명 대학을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열었으나 올해부터 직접 면담 방식의 '인재 맵 프로젝트'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미국 상위 20개 대학과 일본 및 유럽의 상위 10개 대학에 인재유치단을 파견,전자·전기 전공의 석·박사,MBA(경영학 석사) 출신 등 1200명의 인재 풀을 확보했다.
지난 4월부터 1 대 1 면담을 통해 지금까지 약 50명의 중량급 인재를 채용했다.
◆CEO들이 인재를 찾아 뛴다
LG는 보수적인 사풍 때문에 종전에는 최고경영진을 내부에서 발탁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구본무 회장이 올초 LG생활건강 신임 대표로 차석용 전 해태제과 사장을 영입하면서 바뀌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광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인터넷 포털업체인 NHN에서 '전지현 광고'로 히트를 친 한승헌 상무를 한국마케팅 광고담당 상무로 스카우트했다.
앞서 이귀로 전 KAIST 전자전산학과 교수를 LG전자기술원 원장으로 데려올 때도 발벗고 나섰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희국 사장은 올초 미국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 갔다가 현지에서 인재 확보를 위한 'LG테크노 컨퍼런스'까지 열고 핵심 인재 20명을 뽑아 돌아왔다.
LG화학에선 노기호 사장과 여종기 CTO 등이 지난 4월 미국과 중국으로 '인재채용 투어'를 다녀왔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