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2+4 체제 전환 '험한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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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 학제를 현행 4년제에서 대학 2년을 이수한 학생을 뽑아 4년간 전문교육을 하는 '2+4'체제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등이 '약사의 영역 침범' 가능성을 들어 공청회를 무산시키는 등 강력히 반발,내달 확정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의뢰로 약대 학제를 연구해 온 '약대학제 개선연구팀(연구책임자 홍후조 고려대 교수)'은 학제를 '2+4'체제로 개편하는 내용의 '약사양성 교육제도 개선방안'을 17일 공개했다.
교육부와 연구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공청회를 열어 정책연구 결과를 토론할 계획이었으나 의사협회 회원들이 공청회장을 점거,공청회가 무산됐다.
○2009년부터 6년제로 신입생 뽑아=홍후조 교수는 "약사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실무실습기간 확보와 6년제 약대의 세계적 추세 등에 맞춰 약대 학제를 '2+4'제로 개편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대학 자연계열에서 2년간 기초과학을 배운 학생들이 약학입문시험(PCAT)을 거쳐 약대에 진학해 4년간 공부하게 된다.
학제가 2007학년도에 개편될 경우 약대는 2년간 신입생을 뽑지 않고 2009학년도부터 새 제도로 학생을 선발한다.
박융수 교육부 학사지원과장은 "약대 '2+4' 개편안은 1년간의 정책연구와 의견수렴을 거쳐 나온 것으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안"이라며 "다음 달 5일 다시 공청회를 연 뒤 7월 말까지 개편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의사,"영역 침범은 안 돼"=교육부는 다음달까지 이런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의사협회 한약사협회 등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오윤수 의사협회 홍보실장은 "의약분업 이후 약사의 임의조제를 통한 불법 진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약대 학제를 6년으로 연장해 임상 수업을 늘리면 불법 진료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교육과정이 4년에서 6년으로 늘면 이에 따른 추가 교육비와 조제료 인상분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근 서울대 자연대 교수는 "학제 개편으로 2년을 이수한 학생들이 약대로 떠나 열악한 기초과학분야 기반이 더욱 잠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고,임종필 우석대 교수(한약학)는 "한약학과도 6년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약사협회 한의사협회는 지난해 6월 약대 6년제에 합의,교육부에 개편을 요청했으나 의사협의 등의 반발로 최종 결정이 늦춰져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