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도 용인 흥덕택지지구에서 처음 실시된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용지의 채권·분양가 병행입찰 결과 업체들이 채권매입액을 높게 써내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남기업이 3-1블록을 낙찰받기 위해 써낸 채권액은 771억4399만원.택지면적이 1만5347평인 점을 감안하면 평당 502만원의 채권을 매입하게 된다. 택지공급가격(평당 767만원)에 용적률 180%를 적용할 경우 채권매입에 따른 땅값만 300만~400만원 추가되는 셈이다. 물론 채권을 할인해 팔면 65%(병행입찰 기준에 명시된 손실률 35%를 반영)를 되돌려 받게 되지만 기본 건축비가 300만원 안팎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사가 남는 장사를 하기는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입찰에 참가했던 청주 지역업체인 원건설 관계자는 "채권액을 발표하는 순간 귀를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면서 "채권값을 이렇게 높게 써내면 아무리 좋게 계산해도 손해보는 장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3-3블록을 낙찰받은 대아레저산업도 채권액을 422억8699만원이나 써냈다. 종합점수 2위인 우미개발(228억3000만원)과 두 배가량 차이가 난 것.입찰에 참여한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공사비 단가가 낮은 2·3군 업체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채권액을 써냈기 때문에 이익을 내기 힘들다"면서 "20년래 품질이 가장 낮은 아파트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품질저하 문제뿐만 아니라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흥덕지구 용지를 낙찰받은 업체들이 900만원대 이상의 분양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용인=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