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정일 전격면담] 북핵 해결 급물살 탈 듯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는 15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의 체제와 제도의 인정을 전제조건으로 "북한도 미국을 우방으로 대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 발언은 지난 11일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고 북·미관계를 전향적으로 재설정할 의향이 있음을 밝힌 데 대한 북한의 최고 수뇌부의 공식반응이다.
이날 면담이 성사된 것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이후 북·미 간 협상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달라는 주문을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최근 반미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대남비난 발언을 자제하고 민족공조를 강조한 것도 이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앞두고 우리 정부를 통해 미국의 정확한 입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지금이 북한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고 한·미 정상회담 이후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정 장관과의 면담은 자신들의 입장을 나름대로 정하기 위한 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만약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질을 했을 경우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6개국 간 외교 노력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며 이 경우 관련국 간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영향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양단간의 결정이 임박했다는 것을 북한 스스로 잘 알고 있는 만큼 강경 대응 메시지를 보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김 위원장이 정 장관을 만나준 것 자체가 향후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