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정일 전격면담] "핵 포기땐 대폭지원" 盧 메시지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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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6·15선언 수준으로 회복
이번 면담을 계기로 작년 7월 고 김일성 주석의 사망 10주기 조문 불허와 탈북자 집단입국 사건 등으로 인해 1년 가까이 중단됐던 남북 당국 간 관계가 단순한 원상회복 수준을 넘어 거의 최고위급 수준으로 복원되고 있다.
이번 면담은 무엇보다 5년 전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남과 북의 정상이 서명한 6·15 공동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난 5년간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었던 남북관계를 다시 정상궤도로 올린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지난 2003년 2월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북 송금 특검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불신과 오해의 상당 부분을 씻어내고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남한을 대화 상대방으로 인정,한반도 문제를 남과 북이 좀 더 주도적으로 협의해 나갈 수 있는 단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핵 문제와 관련,중국의 '지렛대 역할'이 미국과 북한 양측의 입장에서 약화되고 있어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으로서도 절실하다는 상황논리가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는 "참여정부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나마 한·미동맹 틀에서 남북관계를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김 위원장이 읽고 어느 정도 화답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성사될까
정 장관의 평양 방문은 단순히 통일부 장관의 방북이라기 보다는 우리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분야를 총괄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사실상 노 대통령의 특사 역할에 가깝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도 정 장관에 대해 기대 이상의 환대를 보이면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최고 정상 간의 극적인 만남이 '언제가' 이뤄질 확률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6·15 통일대축전에 참가하는 정부대표단의 카운터 파트를 우리측의 예상과는 달리 김기남 조선로동당 중앙위 비서로 격상시키면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췄다.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6일 정 장관과의 단독면담과 환영만찬에서 극진하게 환대하는 등 모양새를 보였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관계는 '톱-다운'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 아니겠냐"면서도 "정치적인 오해의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