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모기지보험 도입 적극 검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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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 한양대 교수·경영학 >
최근 금융감독원은 주택담보대출을 둘러싼 은행 간 경쟁 심화로 시장질서가 문란해지고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대출경쟁을 부추기는 금리할인 혜택과 대출한도 조정 등의 행위를 못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고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은행 부실과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전가될 추가 세금부담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려는 서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는 '보다 높은 금리로 보다 적은 돈'을 빌릴 수밖에 없어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또 은행의 입장에서도 무리한 경쟁에 수반되는 금리 할인을 방지함으로써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그렇지 않아도 소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기지론 등 주택담보대출이 더욱 위축되게 돼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은행의 자금을 빌려 주택을 마련해야 하는 서민에게 도움이 되고 은행의 위험도 덜어줄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 모기지론 대출 때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있는 모기지 보험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모기지 보험은 모기지론 대출자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금융회사의 손실을 모기지 전문 보험 회사가 대신 보장해주는 대표적인 위험관리 기법으로 우량 모기지론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금융회사는 차입자의 채무불이행 위험과 주택가격 하락 위험을 모기지 보험사가 보장해주므로 현재 활성화되고 있지 않는 모기지론을 안심하고 확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위험 요인의 제거를 통해 대출금융회사는 보다 낮은 이자율을 제시할 수 있고,이를 통해 차입자는 자신들이 지불하는 보험료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모기지 보험은 실수요자에게만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실수요자에 한해서 상환능력 및 신용평가를 통해 모기지 보험에 가입, 이를 근거로 금융회사로부터 보다 많은 금액의 모기지론을 대출받을 수 있으므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적은 자금으로도 내집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모기지 보험은 또 모기지론을 대출할 때 실수요자와 투기수요자를 구분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투기 중심의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권의 모기지론 심사는 담보 위주의 단순한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나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모기지 보험 심사는 담보 가치 뿐만 아니라 차입자의 상환능력과 상환의지,대출목적 등을 동시에 고려한다.
대출금융회사 심사와는 별도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 심사역들이 차입자의 과거 대출 및 신용 자료,자산 특성에 관한 자료,신용정보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여 비록 보유자금이 적더라도 안정된 소득원과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는 서민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모든 부동산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민 및 중산층 등 주택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모기지 보험은 실수요자 중심의 내집마련을 촉진하는 한편 모기지론 대출자에 대한 철저한 신용평가를 통해 투기세력이 주택금융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합리적인 시장 원칙에 따른 주택 가격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