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맥주시장을 선점하라" ‥ 해외업체들 물밑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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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맥주 시장을 잡아라.'
세계적인 맥주업체들이 인도 정부의 엄격한 술 광고 금지 정책을 뚫고 거대한 잠재시장인 인도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인도는 1990년대 말부터 주류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어 해외 맥주업체들은 지분을 매입한 인도업체들을 동원,현지에서 생산되는 맥주에 대한 간접 광고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 맥주업체 밀러의 모회사인 영국의 SAB밀러는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현지 맥주업체 쇼왈라스브루어리스의 간접광고로 짭짤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쇼왈라스브루어리스는 자사 맥주 '해이워즈 5000' 홍보를 위해 탄산수인 '해이워즈 5000 소다' 광고를 활용하고 있다.
탄산수 광고를 보는 소비자들에게 같은 상표의 맥주 이미지를 심는 전략이다. 이 회사의 맥주 매출은 광고가 시작된 지난해 이후 3배나 늘었다.
이 같은 성과에 고무된 SAB밀러는 지난 14일 간접광고를 통한 마케팅과 맥주 생산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1억25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맥주업체인 스코티시&뉴캐슬은 37.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인도업체 유나이티드브루어리스(UB)의 맥주 '킹피셔' 홍보를 위해 지난 5월 '킹피셔 에어라인'이라는 항공사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해외 맥주업체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나서는 것은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인도 맥주시장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13%씩 성장해 현재 17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인도인들은 술 소비량이 많아 맥주 광고 허용 등의 규제완화가 이뤄지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이들 업체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맥주 관련 세금이 높아 시장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는 다른 나라와 달리 알코올 함유량이 아니라 전체 판매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있어 양주보다 알코올 함유량이 적은 맥주의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 따라 인도 소비자들은 비싼 맥주보다 양주를 선호해 해외업체들은 매출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인구 10억명이 넘는 인도에서 현재 허가를 받은 주류 판매점은 불과 5만개뿐이다.
최근 맥주업체들의 마케팅이 강화되면서 인도 정부도 조금씩 규제를 풀고 있다.
뉴델리의 경우 3년 동안 100개 주류 판매점이 새로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도 150개가 신규 허가를 따낼 것으로 현지업체들은 예상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