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홍콩에서 열린 가정용품 전시회에 참가한 맑은공기 도상혁 대표(40). 한 외국인 바이어가 자신이 진열한 음이온발생기에 코를 바짝 갖다대고 냄새를 맡아 의아해 했다. '왜 그러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냄새로 오존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것. 도 대표는 "우리 제품은 오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국내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서 발부받은 시험성적서 영문본을 내밀었다. 깜짝 놀란 바이어들이 샘플 제품을 구매해갔다. 맑은공기는 이 전시회를 통해서만 32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성남시에 있는 맑은공기는 도 대표가 지난 2002년 말 설립한 벤처회사다. 음이온 발생이 주 기능인 제품을 생산한다. 도 대표가 음이온에 빠진 것은 2002년 초. 업무상 일본에 갔다가 음이온을 활용하는 대체의학 병원을 방문하면서부터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도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전자부품연구원 등을 찾아다니며 음이온 공부에 몰두했다. 이렇게 해서 개발한 것이 세라믹과 특수 소재를 이용한 '이온 변환기'. 이 기기에서 발생되는 음이온은 공기 중 미립자와 클러스터(집적체)를 형성해 멀리 날아가 호흡기와 피부를 통해 사람의 신체에 흡수된다. 이 변환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140개국에서 특허가 출원됐다. 이를 사용한 음이온발생기 '에오스(EOS)'시리즈는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삼육대 에덴병원에 납품했고 차량용 음이온발생기의 경우 현대모비스와 지난 2월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도 대표는 "올해 안에 매출 5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