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애니메이션 세계화 박차.. 할리우드식 비즈니스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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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산업이 세계 시장을 넘보고 있다.
그동안 기업경영과는 무관한 아티스트들이 주도해왔던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최근들어 월트디즈니와 영화 배급업체인 드림웍스 등과 손잡고 미국 할리우드 등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기획단계부터 서구인들의 입맛에 맞게 줄거리를 짠 작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아예 미국 TV용으로 만화시리즈를 제작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 정부도 오는 2010년까지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수출을 현재보다 5배 늘어난 138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수출보험과 영세업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6월27일자)는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재패니메이션·Japanimation)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같은 비즈니스 시스템을 갖추며 차세대 수출주력상품으로 부상하기 위한 노력을 펴고 있다"며 변화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은 그동안 아티스트들이 주도해왔던 '장인예술' 차원에서 벗어나 '글로벌 비즈니스'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작가로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최근 디즈니와 손잡고 세계 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또 프로덕션IG는 드림웍스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GDH는 미국 TV를 위한 만화 시리즈 '아프로 사무라이'를 제작 중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체들은 이제까지 작품과 캐릭터를 애써 만들고도 TV방송국과 완구업체에서 일시불을 받고 판매하는 게 고작이었다. 이러다보니 화가(애니메이터)에게는 한 달에 700달러밖에 주지 못하는 영세성을 면치 못했다. 저임금으로 일본 내 화가 수는 5년 전 3500명에서 3000명으로 줄었다.
해외시장 진출은 먼 얘기일 수밖에 없었다. 존 래시터 픽사애니메이션스튜디오 부사장은 "재패니메션이 창작물의 99%가 아직도 일본 국내에 머물고 있다"며 "해외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영세성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의 엄청난 실적 격차를 가져오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히트작으로 꼽히는 일본 오시이 감독의 '공각기동대'는 2004년 5월 개봉된 이후 1년 동안 5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46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반면 '인크레더블' 등의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미국 픽사는 작년에만 매출 2억7350만달러를 기록,순이익으로 1억417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유메타란 업체는 신인 화가들에게 한 달에 1150달러의 봉급을 줄 것이며 매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프로덕션IG도 해외에 하청을 주지 않고 일본 국내로 돌리고 성과급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영세업체에 460만달러를 지원,2010년까지 엔터테인먼트 관련 수출을 138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가와시로 가츠미 반다이비주얼 사장은 "일본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만 해외로 뻗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