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우리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아프리카 순방을 위해 런던에 머물고 있던 이태식 차관은 19일 워싱턴으로 가 20일 중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미국정부 고위인사를 만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대미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6자회담 한국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도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19일 베이징으로 출발,이해찬 총리의 방중에 맞춰 중국 고위관료와 접촉을 갖기로 했다. 러시아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수행했던 외교부 김원수 정책기획관을 19일 보냈다. 정부는 이 총리의 중국 방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초청으로 방중하는 이 총리가 후진타오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핵심 지도자를 만나는 기회를 활용,북한의 최종 결심을 유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장관도 2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이라크 지원 국제회의에 참석,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만난다. 이에 앞서 반 장관은 20일 한·일 정상회담에 배석한 뒤 이날 저녁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과 별도의 외무장관 회담을 갖는다. 반 장관은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형성된 긍정적 모멘텀을 유지하고 관련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조치들"이라며 "사소한 외교적 잘못이나 돌출 발언으로 분위기를 흐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6자회담의 구체적인 재개 날짜와 관련해서는 북·미 간 뉴욕 접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30일에는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근 외무성 북미국장이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를 전후로 뉴욕채널이 열릴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북한이 지난달 22일 외무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때가 되면 뉴욕 접촉선을 통해 미측에 공식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만큼 리 국장의 뉴욕 방문을 계기로 미국측에 구체적인 복귀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자 회담의 재개 날짜와 관련,"한·중,한·미,북·미 간 협의를 통해 자연스럽게 윤곽이 잡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7월 중 재개를 목표로 관련국간 집중적인 의견조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