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사냥꾼은 할리우드 액션의 단골 주인공이다.


보물을 얻고 싶은 사람들의 꿈을 화려한 액션을 통해 충족시켜주는 캐릭터이다.


'인디애나 존스' '툼레이더' '미이라' '내셔널 트레저' 등의 주인공들이 대표적이다.


브렉 아이즈너 감독의 '사하라'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의 구성은 다른 작품들처럼 터무니없지만 볼거리는 풍성하다.


남북전쟁시대 금화를 가득 싣고 아프리카로 떠났던 미국 전함이 사하라사막에서 발생한 홍수를 계기로 수원지로 거슬러 올라가 난파당했다는 가설이 모험의 동기다.


이 영화에서 미국인들이 아프리카를 무대로 벌이는 활극의 밑바탕에는 미국식 제국주의가 깔려 있다.


보물선 이름은 텍사스호로 사하라에 미국의 이미지를 연결짓고 있다.


그러나 남성영웅과 여성영웅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이 모험에 동참한다는 구성은 이채롭다.


매튜 매커니히와 스티브 잔이 맡은 남성 보물사냥꾼들은 개인적인 탐욕에 따라 행동한다.


수원지의 오염여부를 조사해 인명을 구하려는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여의사 에바 로하스(페넬로페 크루즈)는 '생명보호'와 '인류구원'이란 대의를 갖고 있다.


'인디애나 존스'의 남성영웅들이 대체적으로 개인적인 욕망에 치우쳐 있다면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포드처럼 여성영웅들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세 남녀와 적들 간에 벌이는 싸움과 추격전에는 움직이는 도구들이 총동원된 것 같다.


비행기 고속보트 기차 자동차 헬기뿐 아니라 낙타까지 등장한다.


총격전이나 격투신에 컴퓨터그래픽이 덧칠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적이다.


하지만 다른 보물탐험영화에 비해 혐오스런 장면이 많은 편이다.


액션 장면들의 이음새도 거칠다.


또한 주인공 일행의 모험이 기둥 플롯으로부터 자주 이탈하는 바람에 막판 보물선의 발견이 우연의 산물처럼 느껴지는 것도 약점이다.


로맨틱 코미디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에서 매끈한 피부와 부드러운 용모를 선보였던 매튜 매커니히는 구릿빛 피부의 억센 모험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23일 개봉, 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