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독과점 논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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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의 진로소주 인수에 대한 독과점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금복주 무학 등 지방 소주사와 오비맥주 등 이른바 '反하이트 전선'의 주류사들은 최근 공정위,청와대 등에 노동조합 명의의 인수 반대 탄원서를 낸 데 이어 20일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 독과점이 된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측은 의도된 결과를 유도하는 설문조사로 객관성이 없다면서 조사 결과를 반박,양측 논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하이트의 진로 인수 결사 반대
무학 금복주 선양주조 보해양조 등 4개사는 이날 홍보대행사 컴센스를 통해 '하이트+진로'의 결합이 이뤄지면 주류 유통시장은 독과점적 시장이 될 것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배포했다.
리서치 기관인 동서리서치가 전국의 유통 관련 교수 6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2.4%가 하이트의 진로 인수는 독과점을 초래한다고 답했다는 것.또 11.1%가 지방 소주사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예상하는 등 응답자의 63.5%가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했다는 것이다.
동서리서치는 또 지난달 9∼10일 전국 600명의 주류 도매상을 대상으로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 찬반을 묻는 설문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결과는 찬성이 46%,반대가 41%로 인수 찬성이 반대보다 높았다.
이에 앞서 금복주 등 6개 지방 소주사와 오비맥주 등 7개 주류사 노조는 지난 14일 "하이트와 진로의 결합은 명백한 독과점이며 주류 업계 종사자들의 생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절대 반대한다"는 요지의 탄원서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제출한 바 있다.
◆의도된 결과를 유도하는 억지 설문조사
'反하이트 전선'의 설문조사 결과 배포 등에 대해 하이트맥주측은 "의도된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 설문 문항을 편파적으로 제시해 설문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학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항목을 보면 "하이트의 진로 인수시 지방 소주업체들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라고 묻고 응답 항목에도 ①커다란 타격이 있을 것이다 ②약간 타격이 있을 것이다 ③타격이 없다 등으로 '타격'을 전제로 질문과 응답지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또 그다음 설문 항목도 "어떤 타격이 예상되냐"며 응답 항목에는 ①긍정적 ②부정적 등으로 지문이 상당히 단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광고업체 리서치 담당자도 "설문지를 보면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의도된 조사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민감한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므로 탄원서나 부정적 여론 조성 등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설문 결과도 증거로서 가치가 있느냐 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민·안재석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