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들이 10여일째 '팔자'에 치중하면서도 업종 내에서 실적이 바닥을 찍고 호전세로 돌아선 '턴어라운드 종목'은 집중매수하는 차별화된 매매패턴을 선보이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지난 8일 이후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턴어라운드주에 대해서는 매수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우 지난 8~17일 사이에 3000억원이 넘는 대량매도를 보였지만 턴어라운드 중인 하이닉스LG필립스LCD는 매수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IT주 중 실적호전이 가장 돋보이는 하이닉스의 경우 매수금액이 744억원으로 전 종목 중 가장 많다. 또 업황이 바닥을 친 LG필립스LCD를 198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실적 회복 속도가 부진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는 각각 1843억원,937억원을 매도해 나란히 순매수 1·2위에 올렸다. 건설주 중에서도 턴어라운드의 대표주인 현대건설은 284억원 매수했지만,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은 매도로 일관하는 등 차별화된 대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주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다. 외국인은 빠른 속도로 부실을 정리하고 있는 LG카드와 2분기 대출 성장률이 예상을 웃돌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은행을 매수한 반면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은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이 같은 업종 내 차별화된 매매움직임은 환율 유가 등이 급변하면서 2분기 실적둔화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우려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기 때문에 외국인은 2분기 실적의 윤곽이 잡히는 이달 말까지 수익개선 기대감이 높은 턴어라운드주 중심의 제한적인 매매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이라는 대세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점차 업종대표주로도 매기가 옮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