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은 국제유가가 지수 1000선 안착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유가 급등은 주식시장에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올 뿐 아니라 장기화할 경우 경제 성장 둔화와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고공 행진이라는 악재에 20일 주식시장은 9.03포인트 밀린 994.65를 기록,4일 만에 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들도 9일 만에 804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충격에 따른 주가조정이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 급등,차익실현 빌미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악재가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1000선 안착에 앞서 어차피 한 번 쉬어 갈 수밖에 없는데 유가가 때마침 '팔아야 하는' 이유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고유가가 1000선 안착에 단기적 부담은 되겠지만 예상치 못한 수준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져 내수가 급격히 위축받거나 세계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하지 않는 한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는 이미 오랫동안 시장에 노출된 변수인 데다 지난 3월 유가가 전고점을 돌파한 후 깊은 조정기에 들어섰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조정 이뤄질 때 분할 매수 전문가들은 현 시점의 투자전략으로 단기적인 조정기를 이용한 분할 매수를 권하고 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위원은 이날 시황보고서에서 "하반기 주가 상승 기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경기 회복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이 시장에 부담"이라며 "주가 조정이 이뤄질 경우 분할 매수가 가능하도록 일정 부분 현금을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김지환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상승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종은 원유 소비 비중이 높은 운수,전력이지만 할증료 인상과 가격 협상력 등으로 영향을 완화할 것"이라며 "건설주의 경우 오일달러 증가에 따라 중동 수주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