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 환율 하락을 유가 약보합세로 어느 정도 상쇄하던 기업들은 유가 재급등으로 인한 원가상승 압박과 내수판매 부진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원가상승 부담으로 제품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우려되자 각 사업본부별로 경영회의 등을 통해 경비감축 지침을 공유하는 등 원가절감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들이 우선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두 개 부품을 하나로 합치는 컨버전스 디자인을 개발,유가상승분 만큼의 절감 효과를 거두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항공업계는 지난해부터 고유가에 대응,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용절감을 해왔으나 또다시 고유가가 지속되자 "더 이상 내놓을 대책도 없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승객감소 노선을 중심으로 노선 폐지나 감축 등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류비가 전체 비용의 20%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2600만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며 "연초에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았는데도 유가가 예상치보다 10달러나 올라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항공사는 건설교통부에 유류할증요금을 추가로 올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자동차업계는 자칫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원가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해 생산성 혁신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반면 조선 기계업종 등은 오히려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데 따라 수주전에서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