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지난 2월 특별한 교육을 받았다. 입사 1년을 맞은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김포 본사와 용인 신갈연수원에서 1박2일간 합숙을 실시한 것. 김포 대한항공 본사 강당에서 시작된 행사에선 먼저 모든 사업본부의 직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펼쳐졌다. 프레젠테이션 중간엔 자유로운 질의와 토론도 진행됐다. 인력개발본부 직원들과 1 대 1 면담도 가졌다. 앞으로 자신의 경력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상담은 물론 업무 때문에 겪고 있는 고충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오후엔 용인 신갈연수원으로 이동, 팀워크 강화를 위한 1박2일간의 '아웃도어 활동'을 했다. 꿈을 품고 함께 입사한 동기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못다 했던 이야기 보따리도 풀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년차 합숙교육에 대해 "관리자 양성자원인 대졸공채 직원들이 조직 적응력을 기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입사 후 6개월간 선배사원들이 1 대 1로 조직 적응을 돕는 '후견인(mentoring)' 제도와 더불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임직원 교육에 아낌 없이 투자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이와 관련,"회사는 날로 치열해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임직원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이론 정립의 기회를 주고 미래 경영자의 자질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대한항공의 교육제도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서울대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개설한 고급 MBA 수준의 임원능력 향상 과정인 'KEDP'다. 물론 조 회장의 지시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매년 20∼30명의 신규 임원들은 4개월간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서울대로 등교,모두 240강좌를 들어야 한다. 강사진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등 주요 대학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이다. 신규 임원들은 이 과정이 끝나면 조별로 준비한 프로젝트 결과를 경영진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나름대로 자기분야의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인 임원들은 회사 경영을 전반적으로 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도 돼야 한다"는 게 조 회장이 이 같은 과정을 만든 배경이다. KEDP 과정을 이수한 한 임원은 "처음엔 '내가 없이 업무가 잘 돌아갈까'라는 조바심도 가졌지만 그런 생각은 이내 사라졌다"면서 "워낙 교육 강도가 세다 보니 다시 입시생이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고급 관리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 코스로 소문난 'KMDP' 과정도 대한항공의 대표적 교육 프로그램.연 1회 부장급 40명을 선발해 3개월에 걸쳐 경영일반,재무·회계,조직·인력관리,IT 등에 대해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이 과정은 고급관리자 육성 대상자의 종합적인 경영관리 능력 배양에 목표를 두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