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의 2대주주로 최태원 회장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소버린자산운용이 돌연 ‘경영참여’방침을 철회했다. 증권업계에선 소버린이 SK(주) 지분 매각을 위한 수순 밟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버린은 20일 SK(주)에 대한 지분투자 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소버린은 이에 따라 앞으로 경영권과 관련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소버린은 그동안 SK(주)에 대해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 및 이사회 등 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관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가 있다고 밝혀왔다. 소버린은 SK(주)의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 및 특수관계인(15.52%)에 이어 14.8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임진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최근 영국계 헤르메스펀드가 삼성물산에 대해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직후 지분을 처분한 것이 문제가 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았다”며 “소버린 입장에선 지분 매각에 앞서 이 같은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수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주) 관계자는 “소버린이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로 바꿨다지만 투자목적이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SK(주)는 그동안 두 차례의 주주총회에서 소버린과 맞붙었지만 주주들로부터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 성과를 높게 평가받아 경영권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며 “소버린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든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과 투명경영에 주력한다는 방침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