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릴레이(계전기)와 프린터용 와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니폰벨파츠사.아주 가늘고 강도 높은 와이어 소재에 관한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금속소재 기업인 이 회사가 요즘 연구개발력을 집중하는 분야는 뜻밖에도 첨단 의료장비.직경 0.2mm에 불과한 초정밀 백금 와이어를 이용해 혈관 노폐물 제거나 수술을 하는 신개념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의료 서비스나 장비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릴 기대주로 꼽힌다. 기계 분야의 초미세 고강도 소재기술을 의료기기에 접목,새 제품과 시장 창출에 성공한 것이다. 세계 일류 연구개발(R&D) 중심 기업들이 경쟁없는 신시장 창출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이른바 '블루오션' 전략으로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다. 21일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시대 기업의 기술혁신과 R&D전략 국제 세미나'에서 세계적 기업의 기술경영자들은 기업혁신 성공의 원동력으로 이 같은 블루오션 전략을 첫 손에 꼽았다. 닛폰벨파츠 니시하타 미키오 회장은 "부품·소재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라며 "이 같은 경쟁을 넘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회사가 가진 핵심기술을 철저히 파악한 후 변화하는 산업에 적용하는 시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니시하타 회장은 "이번 신기술이 만들어낼 새로운 시장이 바로 우리 회사가 찾아낸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또 3M 듀폰 도시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세계적 기업들이 기술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경쟁없는 신시장 창출을 위한 과감한 R&D 투자 외에도 융합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아웃소싱의 추진,연구의 자율성 보장을 기업 기술혁신 성공을 위한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인희 한국3M 부사장은 "3M은 접착제 연마제 세라믹 광섬유 등 기존 기술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디스플레이 에너지 광통신 분야의 신소재에 주력하고 있다"며 "최근엔 다양한 화학제품의 소재로 사용해온 불소 화합물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시켜 인체 면역반응 조절물질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스테펀 쿡 부사장은 "치열한 경쟁과 고비용을 극복해야 하는 전통적 신약개발 전략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조직 운용과 아웃소싱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유전자 치료나 초고속 신약탐색 기술개발 등 새로운 사업 창출에도 뛰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