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패션에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옛날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과거 스타일이 반영된 신(新)복고풍이다. 와이셔츠는 컬러색상이 가고 핸드 메이드(수제작)한 분위기가 나는 전통의 흰색 스타일이 돌아왔다. 스리버튼의 정장 재킷은 투버튼으로 바뀌고 있으나 단추가 위로 바짝 올라간 '하이 투버튼' 스타일이 많다. 통 좁은 바지는 디자인이 화려한 넓은 일자바지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흰색 와이셔츠 돌풍 과거 직장인의 상징이었던 흰색 와이셔츠는 90년대 말부터 컬러 와이셔츠에 밀려 명맥을 상실할 지경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흰색 와이셔츠가 옛날과 모습을 조금 바꾼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은 두 가지.우선 수제작한 듯한 스티치풍(소매와 목 부분을 바늘 땀 모양으로 장식)과 목 소매에 복수 버튼을 채용해 색다른 느낌을 주는 뉴화이트 스타일이 유행이다. 디자인은 꽃 물결 동물 등으로 화려한 무늬가 채택되는 경향이다. 롯데백화점 셔츠담당 강준호 바이어는 "2004년 이전까지 흰색 와이셔츠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했는데 올 들어 30% 정도로 훌쩍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신사복 정장 투버튼 시대로 회귀 신사복 정장 매장에서 투버튼이 다시 일반화하고 있다. 90년대 후반 젊은 남성 패션으로 자리잡았던 스리버튼 시대가 퇴조하고 그 자리를 투버튼이 메우는 추세다. 다만 단추 위치가 위로 올라간 '하이 투버튼'이라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하이 투버튼은 20대 중심의 캐릭터 정장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정권영 캐릭터 캐주얼 담당 바이어는 "올 여름 신상품의 경우 하이 투 버튼 재킷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하이 투 버튼은 재킷 아래쪽이 길게 트여 날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자형 통바지도 유행대열에 가세 과거 유행했던 세미 스타일의 통 좁은 바지는 가고 일자형 통바지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코모도 지크 파코라반 엠비오 등 남성 캐릭터 정장 브랜드들은 올 여름 신상품으로 통 넓은 일자형 바지들을 일제히 내놓았다. 통이 넓으면서 화려한 디자인을 덧붙여 옛날과 다른 새로운 복고풍 분위기를 연출했다. 패션 전문가들은 신 복고풍 패션에 대해 "경기침체가 장기간 계속되고 미래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옛날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불러 온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