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 CBO 8천억 날려 .. 기술신보 감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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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신용보증기금이 2001년 발행·보증한 프라이머리CBO(P-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 2조2000여억원 가운데 8000억원 이상이 이미 부도 처리됐고 올 연말이면 부도 금액이 1조∼1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여파로 기술신보는 올해 말이면 5000억원 이상의 유동성 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돼 국민세금 1조원 이상을 수혈받아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21일 '중소·벤처기업 보증지원실태 감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P-CBO가 이처럼 엄청난 부실을 낳은 이유는 발행계획 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의 전 과정에서 각종 비리와 무책임,무사안일이 횡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술신보는 계획 단계에선 향후 코스닥 주가 지수를 1500으로 전망하는 등 비현실적인 추정을 동원해 발행금액을 1조원으로 책정했고,이후 법률상 의무사항인 운영위원회 의결과 재정경제부 장관 승인 절차도 없이 2조원으로 증액했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는 신용평가회사가 '채무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정한 기업,주간사가 부적격으로 탈락시킨 기업,상업상 사채 발행 한도를 초과한 기업 등도 무차별적으로 편입시켰다.
사후관리도 미흡해 △17개 기업은 운영자금이나 시설투자에 써야 할 돈을 주식 투자,부동산 매입 등으로 사용했고 △17개 기업은 대표이사 등이 개인적으로 유용했으며 △25개 기업은 해외로 자금을 빼돌렸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P-CBO 발행 금액을 임의로 늘리고 부적격 업체 한 곳을 지원 대상에 넣도록 부당하게 압력을 가한 이근경 당시 이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금융분야 감사를 오래 해봤지만 이번처럼 허술하게 국민세금을 '눈먼 돈'으로 낭비한 사례는 보지 못했다"며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