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그룹, 해외로‥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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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디어 회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만 사업해도 충분히 돈벌이가 됐지만 '안방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달한 데다 중국 인도 동유럽 같은 신흥 미디어 시장이 본격적으로 팽창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은 최근 직접 한 달간 인도를 답사한 후 현지 타타그룹과 손잡고 위성방송채널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방송시장이다. 뉴스코프는 또 우크라이나와 터키에서 옥외 광고회사를 하나씩 인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에 대해 안방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의식한 행보라고 21일 보도했다.
뉴스코프는 이미 아시아 스타TV,영국과 호주 일간지,이탈리아 유료 채널 스카이이탈리아,러시아 최대 옥외광고업체를 보유해 미국에서 가장 국제화된 미디어회사로 꼽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25%에 불과하다.
미국 미디어회사들의 해외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리버티미디어인터내셔널은 유럽과 일본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주 '리버티 글로벌'이라는 자회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GE가 대주주인 NBC방송은 지난해 프랑스 비방디를 인수했다.
특히 영화업계에선 수출이 핵심 업무로 자리잡았다.
월트디즈니는 영화수출을 통해 지난해 운영수익의 35%를 미국시장 밖에서 벌어들였다. 타임워너도 올해 제작되는 영화 중 32편,내년엔 44편을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녹음할 계획이다.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미국 미디어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5년 전 8%에서 지난해 5.4%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아시아 미디어 시장은 10%,남미는 7% 확대됐다. 특히 중국 시장규모는 18%나 불어났다.
이는 광고지출,신문방송 구독시청료,영화제작비 등을 합산한 것이다.
현재 미국 미디어 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쟁업체 인수지만 주가가 너무 비싸 괜찮은 미디어업체를 인수하려면 최소 200억달러(20조원)가 들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미디어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유지되겠지만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wC는 미국 미디어 시장 규모가 지난해 5529억달러(560조원)로 세계 시장의 42%에 달했으나 2008년에 이르면 비중이 40%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