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세계 농산물 시장의 경쟁이 심화돼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국(FAO)는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으로 발표한 2004-2014 농업전망 보고서에서 브라질을 위시해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낮은 유력 개도국둘의 수출 증가가 향수 시장의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기구는 선진국들의 농산물 수요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개도국들의 식량및 사료 수요는 생활수준 개선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호주 등을 포함한 OECD국가의 생산 비중이 높았지만 앞으로는 개도국의 늘어나는 신규 수요를 개도국의 수출에 의해 충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남남 교역의 비중이 커지는 추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수출국들은 생산단가가 높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 브라질, 인도 등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따라서 농산물의 실질 가격도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두 기구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이같은 전망은 선진,개도국의 농업 보조 정책이 2014년까지 유지된다는 가정에 바탕을 둔 것이다. 만일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내년말까지 성공적으로 타결돼 농산물 무역의 대폭적인 자유화가 이뤄진다면 이같은 전망이 크게 바뀔 공산이 크다. 보고서에서는 밀과 쌀을 포함한 14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향후 개도국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설탕과 쌀, 쇠고기, 버터, 분유 등이 꼽혔다. 수요 측면에서는 밀의 소비는 매년 1%의 증가에 그치는 반면 육류와 채소는 매년 3%대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개방 여부가 불확실한 것이 변수에 속하지만 중국이 세계 최대의 채소 수입국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밀의 경우, 선진국들의 생산비중이 향후 10년 뒤에는 현재의 42.5%에서 41%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으로 남겠지만 브라질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는 것. 한편 선진국들의 생산 비중을 품목별로 보면 육류는 42.4%에서 38.4%로, 버터는 42.5%에서 34.8%로, 설탕은 28%에서 23.1%로 각각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됐다. 브라질은 콩과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낙농산업에서는 낙농산업이 사실상 미미한 상태인 중국이 해마다 25%의 생산 증가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