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서커스에 대한 인식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다. 아직도 서커스 하면,지난 50∼60년대 시골 동네를 떠돌던 약장수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설움 속에서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서커스단은 동춘서커스단(단장 박세환)이다. 동춘서커스단은 지난 1925년 창단,8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동춘서커스단은 강릉 단오제 등 지방의 예술제를 주로 돌며 공연하고 있다. 공중 그네타기,외줄타기 곡예,마술 쇼 등을 앞세워 향수를 좇는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조명을 받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나 공연기획 전문가들은 어려운 형편에 명맥을 유지하려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세련된 문화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한 적극적인 레퍼토리 개발과 새로운 기술 도입 노력이 아쉽다고 지적한다. 동춘서커스단은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서커스의 현대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관람객들의 인식 부족으로 입장료를 3000∼5000원밖에 받지 못해 언제나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는 서커스 연기자를 배출하는 전문학교가 없어 후계자 양성에도 애를 먹고 있다. 때문에 100여명의 서커스 단원 중 80명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인 곡예단원으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춘서커스단의 박세환 단장은 "동춘마저 사라진다면 우리나라에서 서커스란 문화 장르가 아예 없어지게 된다"며 "북한의 모란봉 교예단처럼 서커스단을 발전시켜 문화상품 수출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