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공급업체인 삼천리는 속이 꽉찬 주식이다. 주가는 눈에 띌 만큼 급등하지는 않지만 야금야금 오르면서 올들어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2003년 초만 해도 3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21일 현재 8만3400원으로 약 150% 상승한 상태다. 도시가스산업은 전기처럼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재로 취급되는 LNG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공익산업이면서 설비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장치산업이기도 하다. 때문에 도시가스업체는 정부로부터 사업권역을 부여받아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지역독점 영업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삼천리의 영업지역은 경기도 수원시 안양시 광명시 등 14개시와 인천 남구 중구 등 5개구 등이다. 작년 말 현재 경인지역 7개 도시가스업체(삼천리 서울 대한 극동 한진 인천 강남가스) 중 시장점유율(31.7%) 1위다. 삼천리는 무엇보다 실적의 안정성을 갖춘 회사다. 필수소비재를 지역독점 형태로 공급하다보니 경기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여타 도시가스업체와 달리 실적 안정성 외에 성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정순호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영업지역의 가스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인천 남부와 경기도 시흥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 공급권역의 택지개발 계획이 풍부해 삼천리의 가스판매 매출과 100% 자회사인 삼천리ENG의 배관설비 매출의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실적이 꾸준히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만 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6088억원과 716억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각각 20.6%와 38.1% 급증한 것이다. 경상이익도 8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5%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는 평년보다 낮은 기온으로 가스량 판매가 증가한 때문이고,경상이익 급증은 계열사의 지분법평가이익 등이 증가한 결과다. 삼성증권은 삼천리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넘어서자 목표주가를 종전 8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다른 도시가스업체보다 배당이 적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작년 주당 1250원을 배당했다. 시가배당률이 1.9%로 도시가스업체 중 최하위에 속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배당정책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배당성향(배당금/당기순이익)은 지난 2003년 7.4%에서 작년에는 10.7%로 높아졌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