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재평가] 태평양‥ 업계 최고 브랜드 파워 '승승장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보기술(IT)주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내수주에는 태평양이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 1위인 태평양은 내주수의 대표선수로 통한다. 태평양이 '내수 스타주'로 입지를 굳힌 배경은 업계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가진 제품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레알 샤넬 시셰이도 등 소위 '명품 화장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라네즈'를 비롯해 방문판매 시장과 백화점을 휩쓸고 있는 '설화수'와 '헤라' 등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태평양은 다른 내수주들이 국내 경기 변동에 흔들릴 때도 꿋꿋하게 이익을 늘려 왔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증권은 태평양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1949억원에서 올해는 2320억원,내년에는 2626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에 힘입어 태평양 주가는 지난 17일 29만5000원까지 급등,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000년 초 2만원 안팎에 불과했던 것에 비춰보면 6년도 안돼 주가가 15배 가까이 뛴 것이다.
물론 지금 주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태평양이 최근 질적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태평양은 우선 7월 말께 상장 계열사(지분율 65.7%)인 퍼시픽글라스를 흡수·합병하고 내년 4월까지 회사를 태평양홀딩스(가칭)와 사업회사인 태평양으로 나눌 계획이다.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되면 무엇보다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이 높아질 전망이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3년 농심이 농심홀딩스와 농심으로 분할됐을 때도 농심의 배당성향은 2002년 13%에서 2003년 17%, 2004년 17.6% 등으로 높아졌다"며 "태평양도 이 같은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리함으로써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사업 자회사 간 투자관계 단절로 인해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한영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태평양은 퍼시픽글라스가 보유한 1460억원의 현금을 M&A(인수·합병)나 해외 투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