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복지를 불교의 화두로 삼아야 한다."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를 책임지는 대안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종교계에 사회복지 활동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불교계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이 불교의 정체성을 살리는 사회복지 아젠다 개발에 나섰고,개신교계는 개교회들이 경쟁적으로 벌여온 복지활동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또 천주교계는 빈곤문제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를 만든다. 조계종은 지난 16~17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불교사회복지 아젠다 개발 학술세미나'를 열어 향후 불교계 사회복지 활동의 방향을 모색한 데 이어 24일에는 서울 부암동 하림각에서 불교사회복지 패러다임의 변화와 방향,고령화·지방분권화·가족구조 변화 등에 따른 대응전략을 논의하는 특별 세미나를 연다. 아젠다 개발 세미나에서는 불교 사회복지의 정체성 확립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불교 사회복지란 단지 불교계가 하는 복지활동이 아니라 불교의 사상과 이념을 바탕으로 한 복지활동이어야 한다는 것.따라서 정부나 지자체가 건립한 시설을 위탁운영하는 대신 불교계가 자체시설을 설립·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예컨대 치매노인 시설의 경우 경전을 암송하거나 염주돌리기,사성제·팔정도·십이연기 등 불교와 관련된 수를 이용한 게임 등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신교계에서는 지금까지 개별 교회 차원의 활동에 머물러온 사회복지 및 봉사활동을 개신교계 전체의 연대활동으로 승화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는 오는 8월 24~28일 '기독교 사회복지 엑스포 2005'를 대대적으로 마련,교계 봉사단체들의 네트워킹을 통한 역량결집을 추진키로 했다.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은 이기적이고 독선적'이라는 사회 일반의 평가를 바꾸려면 복지활동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20~21일 '21세기 한국교회 사회봉사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전국 수련회에서도 참석자들은 "개교회적 봉사를 뛰어넘어 한국교회의 사회봉사 네트워크를 형성하자"고 뜻을 모았다.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빈곤문제와 공동선-한국 사회의 빈곤과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한홍순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주제를 발표하고,류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노길명 고려대 교수,이강서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정순옥 수녀(프라도회)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