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인도에 일관 제철소를 짓는다.


120억달러(약 12조원)가 투입되는 이 공장은 연산 1200만t 규모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1370만t)에 버금가는 크기다.


포스코의 인도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인도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 가운데에서도 최대 규모다.


포스코는 22일 인도 오리사주의 주도인 부바네스와르에서 이구택 회장과 파트나이크 오리사주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오리사주 정부와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는 8월 중 현지법인을 설립,사업 타당성 여부를 점검한 뒤 연내에 최종 투자협약(MOA)을 맺을 계획이다.



◆인도를 '제2 생산기지'로


포스코는 일단 오리사주 파라디프의 500만평 부지에 30억달러를 투입,오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연산 300만t 규모의 슬래브(중간 소재)를 생산하는 고로(철광석과 유연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설비) 1기를 건설키로 했다.


여기에 오는 2020년까지 3개 고로를 추가 건설해 전체 규모를 1200만t 급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포항제철소(1370만t)와 광양제철소(1650만t)를 합한 국내 조강생산량이 연산 3020만t 규모임을 감안하면 인도는 명실상부한 포스코의 제2 생산기지가 되는 셈이다.


포스코는 인도제철소에 30년간 공급할 수 있는 6억t 규모의 철광석을 현지에서 채굴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수·합병(M&A) 방식이 아니라 직접 일관제철소를 지어 해외에 생산 기지를 확충하기는 세계 철강업계에서 포스코가 처음"이라며 "연산 500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중국 브라질 등지에도 일관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 기틀 마련


포스코는 인도제철소 건설로 M&A를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철강업체들과의 덩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됐다.


포스코는 2001년까지만 해도 쇳물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위였으나 2002년 이후 세계 주요 업체들의 잇단 합종연횡으로 아르셀로(4690만t) JFE스틸(3113만t) 미탈스틸(6500만t) 등에 밀려 지난해에는 5위로 미끄러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덩치를 키우면 구매 파워가 생겨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원자재를 보다 싼 값에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된다"며 "인도제철소가 최종 완공되면 '글로벌 톱3'에 재진입하는 만큼 규모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인도를 손아귀에 넣은 것도 큰 수확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