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4·30 국회의원 재선거' 결과를 지역별로 분석한 '대외비'보고서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선거에서 한나라당 압승을 이끈 박근혜 대표의 이른바 '박풍(朴風)'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그 한계를 담고 있어서다. 특히 '박풍' 이면엔 호기심 동정심 애정 등 감성적인 면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경남 김해갑 지역 분석에서 "박 대표에 대한 지지는 정치적으로 구체적이고 확고한 기반을 가진 것이라기보다는 호기심과 동정여론의 연결로 평가된다"며 "감성정치에 주목하는 시류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 지역에서 지난해 총선과 비교해 '박풍' 효과가 상당히 격감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경북 영천의 경우 박 대표에 대한 동정심과 애정이 사그라져 가는 불꽃에 기름을 부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충남 아산의 경우 "박 대표가 여성 거물 정치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이 특유의 향수를 자극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대중성과 상품성은 유효하나,박 대표의 개인적 인기가 반드시 표로 연결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무소속 정진석 후보가 당선된 충남 공주·연기지역에서는 "신행정수도 축소가 한나라당의 발목잡기에 원인이 있다는 지역 내 인식으로 인해 한나라당 및 박 대표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박풍'에만 기대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보고서는 영천 지역에 대해 "박 대표가 '올인'하고도 한나라당이 신승했다"며 "'박근혜 바람'에만 기대서는 곤란하다. 지역 정책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제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및 부산·경남(PK) 지역도 '텃밭' 개념이 희석돼 가고 있기 때문에 '공천=당선'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