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에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미국 3위 가전업체인 메이텍에 인수 제안서를 공식 제출한 데 이어 중국해양석유(CNOOC)도 미국 9위 석유업체인 우노칼 인수를 위해 이번 주에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중국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하이얼이 미국의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및 블랙스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시한 인수 제안 가격은 12억8000만달러로 인수 경쟁을 벌이는 미국의 인수합병 회사 리플우드보다 14% 높은 수준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CNOOC도 우노칼 인수 제안 가격을 경쟁사인 셰브론보다 10% 높게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다이와증권 관계자는 "CNOOC의 인수제안 가격이 2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도 기업들의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바이 아메리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천바오는 "하이얼은 중국 정부가 쩌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의 모범으로 내세우는 기업"이라며 "메이텍 인수 자금을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OOC의 우노칼 인수 추진도 상업성뿐 아니라 자원안보라는 정치적인 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17일 원자바오 총리는 IBM의 PC사업을 인수한 롄샹을 방문,"PC사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업체들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면서 경쟁자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는 등 거액 베팅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1980년대 일본의'바이 아메리카' 열풍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바이 아메리카'에 대한 외국의 견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미국 의원 2명은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국가안보 차원에서 CNOOC의 우노칼 인수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