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가벼운 지갑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대학생 A양.그는 올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예 맛있는 음식도 먹고 용돈도 벌 수 있는 알바(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식품업계에서 내놓은 신제품을 먹어보고 평가하는 알바 자리를 따낸 A양은 꿩 먹고 알 먹는다는 마음에 벌써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영화배우가 어릴 적 장래희망이었던 B군은 접었던 꿈을 다시 키우고 있다. 알바로 방송보조를 하다 보면 감독의 눈에 띄어 엑스트라 출연 기회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 없이 자신의 몸이나 취미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이색 아르바이트'가 뜨고 있다. 힘들고 심각한 일보다는 '재미'와 '용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신세대들의 취향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만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적절히 활용할 경우 원하는 알바를 골라잡을 수 있다. 애연가라면 '담배 테스터'에 도전해 볼 만하다. 담배를 피워보고 맛을 평가하는 설문에 참여하기만 하면 된다. 1회에 2만~3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이를 먹어보고 맛을 평가하는 '맛 테스터'를 모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시간 정도 일하면 1만5000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얼짱'이나 '몸짱'을 자처한다면 온라인 쇼핑몰의 모델(2시간에 5만원 정도)이 적격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늘면서 쇼핑몰에서 청바지 모델 등을 기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손과 머리 등 특수 부위 모델(시간당 2500원)을 모집하는 업체도 있다. 자신의 몸을 실험대상으로 하는 속칭 '마루타 알바'(월 60만원)는 제약업체나 연구소 등에서 주로 모집한다. 황우석 교수 신드롬으로 실험을 보조해 주는 아르바이트 역시 인기다. 이 밖에 방송국 프로에 참여하는 방청객알바(7000원)나 좌담회알바(3만~5만원), 인터넷홈페이지에 요리 등 자신의 주특기를 제공하는 게시판자키알바,아기를 봐주는 베이비시터알바도 있다. 최근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려주는 인터넷사이트가 앞다퉈 생기면서 이처럼 톡톡 튀는 아르바이트도 쏟아지고 있다. 알바몬 알바팅 핫알바 알바세상 알바누리 알바파인드 등이 대표 주자다. 이들은 연간 1000억원 수준으로 커진 알바 시장에서 테마별 지역별 기간별 등 신세대 구미에 맞는 '맞춤형 알바'들을 잔뜩 진열해 놓고 네티즌의 클릭을 기다리고 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알바팅 관계자는 "일을 배운다기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젊은층에 이색 아르바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