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강북 뉴타운 개발을 놓고 건설교통부와 서울시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독자적인 '뉴타운특별법' 입법안을 내놓은 데 대해 건교부가 22일 "서울시의 입법안은 건교부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광역개발 특별법'과 다를 게 없다"며 비판하고 나선 것. 건교부는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뉴타운 특별법 추진 방안에 대해 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건의한 뉴타운 특별법은 새로운 게 아니라 건교부 '광역개발 검토위원회'에서 이미 논의되고 있는 내용"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건교부는 또 "뉴타운 개발 때문에 강북지역도 투기장화될 우려가 있어 개발 이익 환수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교부는 특히 서울시가 내놓은 뉴타운 특별법의 핵심인 도로 공원 학교 등 기반시설 조성 비용 50% 국고 지원에 대해 "서울시만 잘살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어 수용하기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특별법 내용 중 국고 지원과 특목고 유치만 빼고는 모두 건교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인 데도 서울시가 마치 자신들이 마련한 것처럼 선수를 쳤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건교부가 주택 정책의 주도권을 뺏겼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고려해 절차를 따질 게 아니라 국고를 지원해서라도 하루 속히 뉴타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건교부와 서울시의 신경전으로 강북 뉴타운 개발이 자칫 차질을 빚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타운 개발을 통해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총론에는 두 기관이 동의하고 있는 만큼 가능한 한 빨리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양측의 감정 골이 깊어 의견 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 특별법은 부동산 투기를 강북까지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뉴타운 개발은 중장기적으로 강남을 대체하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당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투기 수요를 강북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