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건설되는 신도시에서는 공공부문의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기존 시가지의 주거환경을 개선(재건축·재개발)할 때 공공부문이 공급주체가 돼 고층 아파트를 짓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판교신도시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기 김포,파주와 수원 이의 등 앞으로 건설될 예정인 수도권 2기 신도시들도 공공개발 방식으로 전환해 공공아파트 공급물량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판교뿐 아니라 다른 신도시에도 공공개발 방식을 적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느 지역에 적용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부동산 시장 특성상 공공 부문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이어 "부동산 시장의 실패를 교정·보완하기 위해선 어떤 형태로든 공공부문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정부는 최근 택지공급 일정이 보류된 판교신도시의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를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주도해 지은 뒤,분양 또는 임대토록 하는 '공공개발'방식으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미 민간 건설업체에 택지공급을 끝낸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를 제외한 파주,김포,이의 등 2기 신도시와 고양 삼송,남양주 별내,양주 옥정지구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도 이런 형태의 공공개발 방식이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판교발(發) 집값 파동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앞으로 개발되는 신도시를 포함해 주택공급의 큰 틀을 공공개발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에서도 공공 부문의 주도로 기존 시가지를 고층화하는 대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은 이날 김수현 국민경제비서관의 기고문(부동산정책,답이 있다)을 통해 지속적·안정적 주택공급을 위한 방안은 "새로 택지를 만드는 방법과 기존 시가지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 등이 있다"고 전제한 뒤 "개발이익을 합리적으로 환수하고,공공이 직접 나서서 주택을 공급한다면 설령 고층아파트를 짓더라도 국민적 동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도시뿐만 아니라 기존 시가지의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도 공공의 참여로 고층아파트를 지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