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부동산 버블이 필요하다. 23일 메릴린치증권은 한국 경제가 만족스런 회복을 느끼고 싶다면 금리를 내려야 하고 그에 따른 부동산 버블은 자연스런 결과라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2002~03년 급등하던 부동산 가격이 주춤거리다 최근 몇달 간 다시 상승하였으나 미국의 상승 추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교했다.강남등 일부 지역에서 투기 압력이 발견되고 있으나 전국적인 부동산 거품으로 보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 본드 연구원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금리-환율등 거시정책 모두 완전히 실패한 것과 달리 한국은 외환쪽은 성공했으나 금리정책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금리 수준이 역사적 수준에서 보면 확실히 낮으나 높은 부채와 구조적 문제점 그리고 강한 외환을 지녔던 일본을 떠 올리면 한국도 인플레를 자극하지 않고 금리를 내릴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통상 환율 1% 절상시 0.25%p 금리인상 효과를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1년간 14%의 원화 절상(무역가중기준)을 흡수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뜻. 본드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콜금리가 1.5~2.5%까지 내려갈 수 있으나 현재 3.25%인 콜금리는 기껏해야 3%(연말기준 전망치)에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따라서 올해 실질GDP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1%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전망치도 4.5%로 0.5%P 낮추었다. 그는 “이같은 성장률 하향은 추가 침체가 아닌 회복기조가 더딜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회복 강도가 불만족스러울 역풍 4가지가 존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원화 절상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수입증가율만 오르고 수출증가율-기업이익-핵심 인플레는 일제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GDP대비 가계신용비율은 부채가 더 줄어야 하는 근거로 소비-주도의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 역풍은 기술주 재고나 글로벌 경기사이클 안정 등 단기적 모습은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 세계 수요의 양 축인 미국 소비-중국 투자의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꼽았다. 본드 연구원은 “네 번째 역풍은 경직된 노동시장과 외환위기이후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은 중소기업 등 구조적 장애물이다”고 밝혔다.고임금과 원자재가격은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중국 둔화가 닥치면 화학,자본재등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본드는 “따라서 한국 경제가 만족스런 회복을 하고 싶다면 원화가 하락해야 하나 개입비용이나 달러 약세 전망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나타나기 힘들다”고 언급하고“다음 방법은 부동산 버블(금리인하로 나타날)이 필요하나 균등에만 집착하고 있는 정부기조로 역시 선택받기 힘들다”고 추정했다.정부와 한은이 부동산 투기 퇴치에만 골몰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중요한 우려 요인들을 간과,금리 인하 등 공격적 거시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 메릴린치는 금리 하나로 성장-인플레-부동산을 동시에 잡겠다는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분배 개선은 거시수단이 아닌 사회복지비 등 미시적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