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병 < 캡스 대표이사 hblee@tycoint.com > 한때 한국 경제의 성장 주역이란 평가를 받았던 경영인이 오랜 해외 도피생활 끝에 초췌한 모습으로 귀국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기업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다. 28년 전 사회생활을 시작해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7년이 지났다. 모든 권한을 가지고 기업을 좌지우지할 줄 알았던 CEO는 막상 본인이 그 자리에 서보니 쉬운 자리가 아님을 깨달았다. 모든 경영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잘되고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란 점을 상기하면서 자기 혁신과 계발에 매진하려고 한다. 증권 전문 사이트인 팍스넷이 'CEO가 코스닥 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3743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응답이 80%가량 됐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CEO의 명성에 따라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등 기업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CEO는 넓은 시야를 갖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감지하는 아이디어 발견자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버스멘토링(Reverse Mentoring)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시대의 흐름을 읽고 노하우를 전수받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기업 윤리와 다양성 등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도덕성과 글로벌화한 시각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체력이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경영자의 68.2%가 건강에 적신호가 발생했다고 한다. 기업 생존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특성상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때문이겠지만 건강한 기업의 기본은 경영자의 건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영자 교육과 후계자 양성도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GE의 경우처럼 경영기법,리더십 등을 차기 경영진에 전수해 기업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멘토(Mentor)가 중요한 이유다. 필자에겐 세 명의 멘토가 있다. 가난한 고학생이었지만 기업 회장이 돼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신 분,균형감각과 현실감각을 가르쳐 주신 우리나라 경제 수장(首長)이었던 분,기업 운영에 있어 무한한 열정과 희생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모 다국적 기업의 사장.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처럼 나 역시 누군가의 멘토가 돼 마지막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