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소 이치로 한국도요타자동차 사장(51) 이 한국인 색소폰 연주자 '오기송'씨로 변신했다.


지난 22일 저녁 서울 강남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렉서스 고객 감사 콘서트'에서다.


이날 초청받은 고객 200여명은 식사와 함께 유명 소프라노 김원정씨의 공연이 준비됐다는 안내문만 받은 상태.오기소 사장이 색소폰을 연주한다는 사실은 예고된 바 없었다.


오기소 사장이 무대에 오른 때는 김원정씨의 1부 공연이 끝난 직후.머리에는 파란 가발을,눈에는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었다.


옷은 어느새 헐렁한 캐주얼복으로 바뀌었다.


그는 사회자로부터 아무런 소개도 받지 않은 채 전자 색소폰으로 '문 리버'를 연주했다.


부인인 오기소 가오루코 여사는 옆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다.


고객들이 희한한 외모의 연주자가 오기소 사장임을 알게 된 건 연주 직후 김원정씨와 대화를 하면서부터.김씨가 "오기소 사장님 아니세요?"라고 묻자 그는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저는 오기소 사장이 아닙니다.


색소폰 연주자 오기송입니다.


헤어스타일도 다르죠?"라고 되받았다.


객석에서는 폭소와 함께 박수가 이어졌다.


1997년부터 배우기 시작한 전자색소폰 실력은 이제 수준급에 오른 상태.초등학교 때부터 피아노를 만졌다는 부인과 함께 합주를 즐기기도 한다고.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