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동국제강 '3脫경영'으로 신성장엔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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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 보수의 대명사로 통하는 동국제강 그룹이 창립 51년 만에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변화의 방향은 △탈보수 △탈철강 △탈순혈주의 등 이른바 '3탈(脫)경영'에 맞춰졌다.
동국은 지난해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CI(기업 이미지 통합)를 바꾼 데 이어 최근 휴대폰 키패드 생산 업체인 유일전자를 인수,정보기술(IT)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외부에서 수혈하기도 했다.
창업 3세인 장세주 회장이 제2의 창업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그동안 동국제강 그룹은 '바늘에서 조선용 후판까지'라는 별칭의 철강 전문 기업으로 불렸다.
1954년 고 장경호 창업주가 철사와 못을 만드는 선재 사업을 바탕으로 동국제강을 일으킨 이후 창업 2세인 고 장상태 회장이 1968년 서울제강 인수,1972년 한국철강 인수,1985년 연합철강을 인수하는 등 철강이라는 '한우물'만 파왔기 때문다.
◆회사 이름 빼고 다 바꾼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CI를 교체하면서 회사 이름까지 아예 영어식으로 바꾸려고 했다.
원로 임원들의 반대로 사명 교체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변화의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동국제강은 그룹 이미지는 물론 경영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꾸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새 사옥 건설.그룹 매출 5조원의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지난 74년부터 30년간 서울 중구 수하동(을지로 입구) 3층짜리 옛 청계초등학교 교사(校舍)를 본사로 사용해 왔으나 그 자리에 어엿한 고층 사옥을 짓기로 했다.
착공 시기는 내년쯤.
최고정보책임자(CIO) 직책을 신설,적임자를 외부에서 스카우트한 데 이어 기술연구소도 세우기로 했다.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능력 있는 연구개발(R&D) 인력을 대폭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보교류 차원에 머물렀던 그룹 사장단 간담회는 올 들어 사장단 회의로 격상시켰다.
계열사들의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통합 경영의 틀을 다지겠다는 의지다.
외부 컨설팅을 기초로 한 내부 혁신 작업에도 착수했다.
추진체는 최근 신설된 경영혁신추진본부.전사적 자원관리(ERP) 및 통합생산관리(MES) 시스템을 도입,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산체제를 구축 중이다.
◆미래 신수종 사업을 찾아라
철강경기는 워낙 부침이 심하다.
철강설비를 대거 확충하는 중국으로 인해 철강 공급과잉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철강업계는 대형화,통합화로 가고 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에 슬래브공장을 지어 조선용 후판의 원자재를 원활하게 확보키로 하고 충남 당진의 유휴부지 10만평에 철강공장을 더 짓기로 한 것은 맞대응 전략에서다.
동국은 하지만 철강 부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에 있다고 판단,IT 사업에 진출했다.
철강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IT 업체인 유일전자를 인수해 사업을 다각화,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하려는 포석이다.
앞으로 IT 관련 기업을 더 인수할 계획이다.
오는 2010년까지 IT 사업 부문에서만 매출액 2조원,순이익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철강 부문에서 4조4800억원,철강 부문을 보완하는 물류와 기계 부문에서 각각 2600억원,1840억원의 매출액 등 그룹의 총매출 규모가 4조9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IT 부문 목표는 야심찬 성장 전략이다.
동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종합레저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사업 대상을 물색하는 등 미래 신수종 사업 찾기에 열중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