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미 의회가 중국의 위안화 절상 회피시 보복관세를 물리려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 경제에 오히려 피해를 주고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보호무역조치라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23일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중국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물리면 실질적으로 미국인들이 수입품에 많은 비용을 지출,생활수준이 떨어지게 된다"며 "금융시장이 양국 간의 무역 불균형을 해결토록 유도하자"고 말했다.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뉴욕주)이 주도해서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중국이 달러당 8.28위안으로 고정해 놓은 환율제도를 6개월 안에 바꾸지 않을 경우 중국 수입품에 27.5%의 관세를 물리도록 하고 있다. 슈머 의원은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운용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위안화 가치를 높일 경우 미국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고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는 검증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로 수입이 줄어들 경우 다른 나라에서 싼 제품이 들어오기 마련"이라며 "미국 일자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다만 "중국은 자국 경제의 안정과 세계무역시스템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나라의 이익을 위해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를 채택해야 한다"면서 "환율제도 변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