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케이신문이 1년6개월에 걸쳐 장기 취재한 기사들을 모은 책 '100세 시대'(은행나무)에는 조만간 우리가 맞게 될 초고령 사회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노년의 삶을 더 이상 '여생'(餘生)이라고 불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는 '우리 앞에 주어진(혹은 주어질) 나머지 절반의 잔을 어떻게 제대로 채워서 멋들어지게 삶을 완성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들이 풍성하게 담겨 있다. 내로라하는 장수국답게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신선하고 충실한 내용들이 많다. 노화와 질병에 관한 정보들은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다.


하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실버산업의 최신 동향' 쪽에 눈길이 머무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일본의 실버산업은 '자신의 나이를 실제보다 열네 살이나 젊게 인식'하는 뉴 실버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맞춰져 있다. 즉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는 것으로만 만족하지 못하는 뉴 실버세대를 위해 주택 리뉴얼,패션,자비출판,롱스테이 등과 같은 웰니스 사업 분야를 끊임 없이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웰빙열풍,뷰티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실버산업을 새로운 기회로 여기는 국내기업들에 훌륭한 비즈니스 영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메리케이는 화장품기업으로서 피부를 보다 젊고 아름답게 가꾸며 궁극적으로 노화를 지연시키는 고기능성 제품 출시로 시장을 선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덮으면서 사람의 평균연령도 100세를 향해 달려가는데 기업의 생명도 100년을 넘어 존속하는 것이 보편화되리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인간의 100세 인생이 풍요롭고 활기차며 열정적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심신의 단련과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100세 기업의 조건 역시 미래를 읽을 줄 아는 지혜와 탁월한 비즈니스 영감,시대를 초월한 철저한 윤리의식으로 소비자로부터 존경받으며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기업문화,그리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책임의식이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