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증권의 최대주주인 영국계 BIH펀드가 24일 브릿지증권 청산 방침을 철회했다. BIH는 또 기업구조조정조합인 골든브릿지 및 브릿지증권 직원들로 이뤄진 ESOP(신우리사주조합) 컨소시엄과 1250억원에 브릿지증권을 매각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BIH가 매각대금 가운데 870억원 가량을 유상감자로 회수할 계획이어서 브릿지증권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BIH,청산에서 매각으로 선회 브릿지증권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골든브릿지와 ESOP컨소시엄이 BIH 보유지분 전량(작년 말 현재 78.29%)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7월10일까지 본계약을 맺고 9월 말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짓겠다"고 발표했다. 브릿지증권은 또 "인수대금은 모두 1250억원이지만 매각에 앞서 BIH가 유상감자로 870억원 가량을 회수하기로 한 점을 감안하면 골든브릿지가 실제 지불하는 금액은 38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준 골든브릿지 대표는 "브릿지증권 직원들의 고용을 모두 승계하고 기업금융 부문의 강점을 살려 특화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또 증권선물거래소가 브릿지증권의 상장폐지를 심의하고 있는 것과 관련,"상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골든브릿지는 지난 2000년 기업구조조정 시장에 뛰어든 뒤 뉴코아 신호스틸 삼익악기 크라운제과 등의 매각작업에 자문사로 참여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매각방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단순한 대주주 교체는 금감위 승인이 필요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유상감자 논란 재연 그러나 BIH가 매각 조건으로 추가 유상감자를 실시하는 데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결국 '회사자금 빼가기' 아니냐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는 "BIH가 청산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유상감자를 실시하는 것은 횡포나 다름없다"며 "대규모 유상감자가 향후 브릿지증권의 경영 정상화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감위도 지난달 브릿지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의 합병을 불허하면서 그 배경으로 "회사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면 생존 가능성이 의문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이에 대해 골든브릿지 이 대표는 "브릿지증권 인수 후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