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연예인들의 주식투자 성적표는 어느 정도일까. 이수만 에스엠 이사가 최근 보유 주식 매각으로 100억원이 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연예인들의 주식 투자 중간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주식투자에 나선 연예인으로는 영화배우 하지원씨를 비롯해 방송인 강호동씨,가수 조PD,최근 스톡옵션을 행사한 영화배우 조재현씨 등이 있다. 현재로선 이들 가운데 한 달이 채 안돼 12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하지원씨가 '투자 고수'의 자리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다. ◆하지원 12억원 '대박' 하씨(본명 전해림)는 지난달 31일 37억원을 투자,코스닥 상장 업체인 스펙트럼DVD의 2대주주로 참여했다. 당시 주당 5560원에 66만5000주를 사들였다. 이후 엔터테인먼트 테마로 주식시장이 달궈진 데다 경영권 교체 효과까지 겹치면서 스펙트럼DVD의 주가도 치솟았다. 24일 종가는 7300원. 하씨로선 채 한 달도 안돼 11억5710만원의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하씨가 단기에 고수익을 냈다면 조재현씨는 장기 투자로 선전한 케이스다. 조씨는 지난 7일 디지탈디바이스의 스톡옵션 행사로 3억3000만원어치의 주식을 받게 됐다. 조씨는 지난 2000년 이 회사의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스톡옵션을 받았다. 당시로서는 인지도가 낮은 조씨를 홍보대사로 임명한 디지탈디바이스나,무명에 가까운 업체의 스톡옵션을 받은 조씨 모두 손해볼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디지탈디바이스가 작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조씨의 5년간 장기 투자도 결실을 맺었다. 반면 조PD(본명 조중훈)의 경우 현재로선 손실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조씨는 지난 4월 어울림정보기술의 증자 참여를 통해 1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주당 500원에 청약했지만 신주가 상장된 5월9일 이후 주가는 500원 선을 계속 밑돌고 있다. 강호동씨는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말 코스닥 기업인 씨피엔의 증자에 2억원을 투자,3대주주가 됐다. 강씨의 경우 주식 처분 여부가 불분명하다. 투자 초기에 주식을 매각했다면 1억원가량의 수익을 냈지만 아직도 가지고 있다면 소폭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 참가자 중에서는 에스엠의 최대주주인 이수만 이사가 최근 주가가 급등했을 때 104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해 다시 한 번 놀라운 사업 수완을 입증했다. 팔고 남은 지분의 평가이익도 무려 716억원에 이른다. 좋은사람들의 주병진 대표도 보유 주식의 평가 규모가 85억원에 달하는 주식 부자다. ◆엔터테인먼트,증시 '화두'로 연예인들의 주식 투자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테마주로 각광받으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우회 상장 등을 통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코스닥 입성이 활발하고 기존 상장 업체들도 앞다퉈 연예기획 드라마제작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있다. 때문에 하씨나 강씨 등의 사례처럼 친분관계나 사업 제휴 등을 통한 증자 참여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예인 출신 경영자가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유명한 양현석씨가 대표로 있는 YG패밀리,송승환씨가 대표로 있는 PMC프로덕션도 올 하반기나 내년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