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식품(대표 김순자)은 김치를 국제적인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1986년 설립된 회사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경기대회,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등 국제적인 행사에 차례로 김치를 공급하면서 한국 고유의 김치 맛을 국내외에 알려왔다. 이 회사가 하루 15kg의 김치를 생산하는 영세 업체에서 하루 150t을 납품하며 연간 매출 500억원의 중견업체로 발돋움한 데에는 연구개발(R&D)이 큰 몫을 차지했다. 깻잎양배추말이김치,미니롤 보쌈김치,미역김치 등 독특한 특허김치가 대표적인 상품들이기 때문이다. 김치와 관련된 이 회사의 발명특허 출원 건수만 70여건에 달할 정도다. 이 중 국내에서 17건,국외에서 1건 등 총 18건이 특허등록을 마쳤다. '미니롤 보쌈김치'는 돌돌 말려진 배추 속에 온갖 야채와 해물,양념들을 고루 섞어 개당 30g 정도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김치로 한 입에 먹기 좋다. 캘리포니아롤을 연상시키는 '깻잎양배추말이 김치'는 양배추와 깻잎을 겹으로 싸서 돌돌 말고 미나리로 가운데를 묶어 만든 제품.적채에서 스며나오는 붉은 즙과 함께 먹는 양배추와 깻잎의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이 두 제품은 본격 시판 전 싱가포르의 발명품 전시회 등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국산 김치의 고급화를 꾀하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최고급 한정식집과 특급호텔,백화점 등에 납품되고 있으며 한성식품은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밖에도 이 회사는 건강에 좋은 인삼을 갈아 인삼즙을 배합하고 통인삼을 함께 담가 환자나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인삼백포기김치,노란 빛의 천연색소로 물들인 무에 미역과 야채를 감싸 식욕을 자극하는 치자미역말이김치,새콤달콤한 맛이 자극적이지 않은 오이피클김치 등 다양한 퓨전김치를 최근 선보이고 있다. 김순자 대표는 "오감을 자극하고 김치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한 퓨전 김치로 김치 전문 기업을 만들 것"이라며 "올해에는 연회용 삼색김치,김치 초콜릿 등 한층 진보한 제품들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저가 중국산 김치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전 생산공정을 보다 위생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기존의 김치사업 이외에도 신규 사업으로 반찬류 생산에 나서 전천후 시스템을 갖춘 종합식품회사로 자리잡겠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