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워싱턴에서 회담할 예정이지만 미국은 독일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독일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독일 외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24일 총리 방미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면서 "우리는 미국이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원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미국의 지원이 없다고 해서 독일의 입지가 약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거부가 슈뢰더 총리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략에 반대한 일과 관련있다는 해석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에는 이러한 미국의 선물이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이를 반기지 못하는 이유는 일본이 소위 G4 국가가 제안한 안보리 개편 방안이 통과되면서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을 바라지만 미국은 이 개편 방안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엿다. 이번 독-미 정상회담에선 ▲국제 대테러전 협력 ▲오는 7월 6-8일 열릴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 ▲프랑스 등의 헌법 채택 부결로 인한 유럽연합(EU)의 위기 ▲오는 9월 실시될 독일 총선 등이 주로 논의된다. 슈뢰더 총리는 G8 정상회담에서 투기 자본에 대한 국제적 규제기준 마련과 유가 안정을 위한 시장 투명성 강화책 등을 제안할 예정이지만 미국은 투기 자본 규제에 대해 미온적이다. 한편 오는 9월 조기 총선에서 보수 야당이 압도적 표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슈뢰더 총리의 이번 방미는 부시와의 작별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앙겔라 메르켈 기독교민주연합 당수는 상대적으로 친미 성향이 강해 정권 교체 후 독일의 대미 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