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은 당당한 여성 가수의 표본이다. '이브의 경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 '아담의 심리' 등 히트곡마다 여성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남성들에 대한 외침으로 일관했다. 최근 발표한 7집 '미키 세븐' 타이틀곡 '섹시 레이디'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대한민국 여성 모두 섹시함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내면의 섹시함을 간과하고 조금 나이 들면 남성들의 시선을 의식해 '난 나이들었어' 라고 우울해 한다. 남자들에게 판단받지 말고 당당하게 살자는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예대 국악과 1학년 때인 1985년 강변가요제에서 수상한 '민들레 홀씨되어'로 데뷔한 박미경은 올해로 가수 생활 20년째. 91년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을 발매했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고, 94년 1집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스타덤에 올랐다. 대략 10년 주기로 가수 인생의 '대박'이 있었으니 올해도 기대해 볼만한 셈. "지금껏 여러 히트곡을 녹음할 때 예감이 좋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나와 궁합이 잘 맞는 노래라고 느꼈다"며 스스로 기대하는 모습을 보니 좋은 조짐이 있나보다. 박미경은 20주년인 만큼 베스트 음반과 콘서트 등도 계획중이지만 일단 정규 음반을 먼저 선보이기로 했다. 이번 음반은 전체적으로 기존의 박미경 스타일에서 꽤 변화를 줬다. 복고풍이다. 댄스도 처음 시도하는 펑키 스타일이고, 내지르는 창법에서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가다듬어진 보컬을 시도했다. 특히 "수록곡 중 '재회'는 가수 장필순이 부르는 창법처럼 바람 소리를 내듯이 노래했다"고 한다. 리메이크곡도 수록했다. "지금껏 단 한번도 리메이크 되지 않은 김현식의 '사랑했어요'와 세련되게 편곡한 부활의 '사랑할수록'을 담았다.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곡들인데 김현식 콘서트에 무척 자주 갔던 기억이 난다." 1년 만에 녹음을 하면서 음악 공부를 새로 하는 느낌도 들었단다. "음악 공부가 이런 맛이 나는구나 새삼 느꼈다. 함께 활동하는 후배들에게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최근 1년 넘게 활동은 안했지만 누가 1등을 하고, 누가 다시 복귀하는지 오히려 정보는 더 빠르게 알고있었다. 늘 귀는 가요계에 곤두세우고 있었으니까. "(웃음) 미키는 박미경의 영어 이름. 결혼생활 3년째인 그는 "지금의 남편(미국인 트로이 아마도)을 처음 만났을 때 외국인이어서 미경이라는 발음을 어려워 했다. 그래서 미키라고 부른게 영어 이름이 됐다"고 한다. 아이 출산 계획은 내년. 그는 "남편이 길을 가다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말을 걸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결혼 전 그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며 밝게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