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서부텍사스 중질유가 배럴당 60달러를 넘나드는 등 유가급등의 영향으로 다우지수가 연이틀 100포인트 이상씩 빠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는 전날보다 123.60포인트 떨어진 10,297.84,나스닥은 17.39포인트 하락한 2053.27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60달러를 뚫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배럴당 59.84달러로 마감했지만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60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작년에는 배럴당 55달러 선 돌파가 관심이었다.


당시만 해도 투자자들은 공황 수준의 두려움을 느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5달러 정도 높아진 수준이다.


MFS투자관리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제임스 스완슨은 "현재의 유가 수준은 기업수익을 짓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치명적인 타격은 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시적이거나 단기적인 악재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인 헨리 맥베이는 유가 영향에 담담한 편이다.


그는 "주식 시장은 유가 상승을 비교적 잘 견뎌왔다"며 "오일쇼크가 터졌던 70년 말이나 80년대 초에 비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맥베이는 "70년대만해도 제조업 고용이 전체의 3분의 1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17% 정도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사용과 큰 관계가 없는 서비스 업종의 고용 비중이 83% 인 데다 주택가격 상승이 유가 상승의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베이는 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정도까지 오를 경우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유가 전망은 천차만별이다.


MFS투자관리의 스완슨 전략가는 1년 후 유가가 4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반면 골드만삭스는 105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어찌됐든 현실적으로 유가는 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월 내구재 수주가 5.5% 늘었다는 발표도 있었지만 유가에 주눅든 시장에 힘을 주지 못했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회사인 알코아는 이미 고유가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일부 공장을 폐쇄하고 6500명의 직원을 감축키로 했다.


이번 주에는 유가에 쏠린 투자자들의 시선을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잠시나마 앗아갈 것 같다.


29,30일 이틀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 경제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단기금리는 예상대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전망이다.


그럴 경우 9번 연속 올리는 것이며 연방기금 금리는 연 3.25%로 높아진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