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2:23
수정2006.04.03 02:24
대우그룹 패망과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을 둘러싼 의혹의 베일들이 속도는 느리지만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검찰에 구속수감된지 11일째인 26일 김 회장의 입은 아직 굳게 닫혀 있지만 그의 측근들이 명예회복 차원에서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고 항간의 뜬소문 확인에 나선 검찰도 실체적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대표적 오해는 41조원으로 알려진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규모. 김 회장을 조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물론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까지 "배로 부풀려졌다"고 시인하고 있다. 41조원은 1997~98년의 분식금액을 도박판 판돈을 계산하듯 합산한 것으로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절반 규모인 22조9천억원이 정확하다는 것.
김 회장 일가의 은닉재산 관련 소문들도 사실과는 한참 거리가 먼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프랑스니스의 포도농장과 경기도 포천의 아도니스 골프장,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호텔 23층 등이 대표적 사례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들을 근거로 김 회장 일가의 보유재산이 가치산정이 가능한 것만해도 최소 25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 측근들은 "사실왜곡이 너무 심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프랑스 포도농장은 대우 파리법인에서 수출대금 대물변제를 위해 확보해 놓은 자산에 불과하며 아도니스 골프장도 가족 지분이 20%도 채 안돼 1백억원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최소 2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힐튼호텔 23층 펜트하우스의 경우 김 회장이 월 1만원에 28년간 장기임차계약을 맺어 3백만원의 가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김 회장이 직접 영국 금융조직 BFC와 자금거래를 지시할 때 전표에 기재했던 영문표기 KC KKC 등은 King of Chaiiman 등이 아니라 김 회장의 영문이니셜 KWC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김 회장 입국과 동시에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던 출국 배경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김 회장 기소와는 관련이 없지만 대우그룹 해체와 연결된다고 보고 국민적 의혹해소 차원에서 철저히 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 회장과 측근들, 김&장소속 변호인단은 발표내용과 '거사'날짜 등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져 졌다. 대우측 주장대로 당시 정부핵심관계자들이 김 회장 출국을 종용하는 등 압력을 가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