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동 브랜드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부상했다. 삼천리자전거 등 30개 중소기업들은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을 통해 '하이 서울'이란 지역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1년 만에 83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가파치' 등 업종별 공동 브랜드를 만들기는 했지만 이업종끼리 지역 브랜드를 만들어 해외 시장에 나선 것은 하이서울이 처음이다. 시스템가구 업체인 한국OA(대표 노재근)는 '하이서울'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세계 30개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밝혔다. '코아스'라는 자기 브랜드에 하이서울을 함께 붙여 상품 이미지를 더욱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중국 진출을 시작했으며 하얼빈에 대단위 공장을 지어 제품을 만들고 하이서울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화장품을 생산하는 제닉(대표 유현오)은 하이서울 브랜드를 채용하고 나서 피부 흡수력이 뛰어난 스킨케어 마스크를 미국에 1000만달러어치 수출하는 기회를 잡았다. 이 회사 제품은 이미 미국의 월그린 CVS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제닉은 동남아 중국 일본 등에서 서울을 방문해본 적이 있는 소비자들이 서울을 선호하는 덕분에 하이서울 브랜드를 부착한 화장품의 인기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각종 지리정보 시스템을 개발해 온 공간정보통신(대표 김인현)은 서울이란 지역 브랜드가 중국에서 이미지가 좋아 중국에 각종 위성지리정보 시스템을 공급할 기회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하이서울 브랜드를 쓰는 한 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단독으로 시장 개척을 하는 데는 취약한 부문이 많았으나 지역 공동 브랜드 활용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이서울 브랜드는 서울 지역 우수 기업브랜드여서 '메이드 인 코리아'보다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가 좋다고 덧붙인다. 현재 하이서울 브랜드를 사용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홍보와 판로 확대가 지원된다. 이에 따라 하이서울 브랜드를 기획 관리하는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한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류 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광고를 찍어 동남아 지역에 방영할 예정이다. 하이서울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해외에 잘 알려져야 한다는 판단에서 아리랑TV 등을 통해 해외에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국내 판로 개척을 위해 최근 중소기업유통센터(대표 서사현)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또 오는 2006년부터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브랜드 숍을 개설하고 국내 전시회 및 박람회에 공동 참여키로 했다. 해외 현지 판로 확보를 위해서는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 인근 소고백화점 건물 7층에 최근 개설한 베이징서울무역관(관장 김성리·전화 86-10-6310-9323)을 활용할 예정이다. 베이징서울무역관은 서울지역 중소기업의 대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상시로 중국 업체와 수출입 상담을 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직접적인 세일즈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앞으로 하이서울을 고가의 브랜드로 키워내 나중에는 돈을 받고 브랜드 사용권을 빌려주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 하이서울이란 지역 브랜드가 앞으로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을 것으로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전망하고 있다. 이치구 한경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