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김' 이름값한 김주연 ‥ US女오픈, 미셸 위 12오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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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에서 홀까지는 13.5m.거리도 제법 멀지만 벙커턱이 높고 중간에 마운드가 있어 볼을 홀에 붙이기만 해도 성공이랄 수 있는 상황.샌드웨지로 가뿐하게 떠낸 볼은 홀 앞 3.6m 지점에 떨어져 구르더니 홀속으로 사라졌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극적인 버디였다.
미국LPGA투어프로 중 '김'(Kim)이란 성이 하도 많아 지난해 말 '버디 김'(Birdie Kim)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김주연(24·KTF)의 미국LPGA투어 첫 승은 그 벙커샷 하나로 결정됐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버디 김이 최종홀에서 버디로 승부를 가른 것은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라고 전했다.
상금은 약 5억6000만원.
한국골퍼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남녀 통틀어 박세리(LPGA챔피언십 2회,US여자오픈 및 브리티시여자오픈 각 1회),박지은(나비스코챔피언십)에 이어 김주연이 세 번째다.
김주연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 단 세 차례 나갔고 US여자오픈은 올해가 첫 출전이어서 그 우승컵은 더 빛나보인다.
미국의 '아마추어 유망주' 모건 프리셀(17)과 함께 중간합계 4오버파의 공동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길이 459야드)을 맞은 김주연은 7번우드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았다.
18번홀은 이번 대회 나흘 동안 단 4개의 버디만 기록될 정도로 가장 어려웠던 홀.김주연은 '파만 잡자'고 생각한 뒤 샌드웨지로 볼 밑을 팠다.
볼은 턱을 넘어 홀을 향해 가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김주연의 기적같은 버디를 18번홀 페어웨이에서 확인하고 '낙담'한 프리셀은 세컨드샷이 러프에 빠졌고 칩샷마저 홀을 4.5m나 지나쳐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