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대기업 시대] (2) 파고다어학원..원어민.1대1 고급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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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가 서울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은 지하철 강남역 주변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파고다어학원이다.
20층 높이의 파고다어학원은 강남 교보타워가 건설되기 전까지만 해도 강남역 인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었다.
파고다어학원이 대부분을 사용하는 이 건물에서 강의가 이뤄지는 장소는 3층부터 10층까지 총 8개층이며 강의실 개수만 63개에 달한다.
지난 한 해 동안 23만명의 수강생이 이 건물에서 영어를 배웠으며 강남점 매출만 155억원에 달한다.
어학원의 지점 하나가 어지간한 중견기업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YBM시사의 라이벌로 부상=파고다아카데미는 YBM시사와 함께 영어교육 시장에서 '빅2'로 손꼽힌다.
대표이사인 박경실 사장과 그녀의 남편이자 파고다어학원 회장을 맡고 있는 고인경씨가 영어교육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78년이지만 '파고다 아카데미'라는 법인명을 사용해 본격적인 학원영업에 돌입한 것은 94년이었다.
이때만 해도 연간 매출액은 7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12년간 파고다어학원의 성장속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외환위기를 겪은 98년에만 매출이 줄었을 뿐 그 외의 해에는 평균 20%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어학원에서만 520억원,자회사를 포함해 5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파고다어학원은 고속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를 '작은 타깃에 집중해 경쟁업체보다 월등한 품질의 강의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YBM시사가 토익 토플 등 어학시험 관련 강의에 강하다면 파고다어학원의 주무기는 원어민 회화분야다.
YBM시사의 성인 어학원이 직장인을 노리는 데 비해 파고다어학원의 경우 대학생 수강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회사의 강재성 이사는 "토익 등 어학시험 부문도 운영하고 있지만 회화에 집중 투자한 결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수강생이 늘어났다"며 "전선을 넓게 가지고 갔다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고객'을 잡아라=파고다어학원은 인터넷 등을 활용,더 많은 수강생을 받기보다는 프리미엄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고급 강좌를 만드는 데 주력하는 것이 미래의 성장동력을 이끄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교육상품은 내용만 좋으면 얼마든지 비싸게 팔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같은 취지에서 개발된 곳이 '다이렉트 잉글리쉬'라는 특수학원이다.
이 학원은 강사 1명이 학생 1명을 가르친다.
학원생들이 강사와 상의해 수업시간을 정하고 수업도 철저히 수강생 수준에 맞춘다.
물론 수강료는 일반 학원보다 훨씬 비싸다.
월 기본 수강료(평균 주당 8시간 안팎)는 33만4000원.여기에다 3개월간 사용하는 교재값으로 11만8000원을 내야 한다.
1주일에 이틀가량 추가적으로 과외를 받는다면 수강료가 월 100만원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하지만 그만큼 영어실력이 확실히 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수강생이 몰리고 있다.
파고다어학원은 현재 종로 강남 여의도 등 11곳에 다이렉트 잉글리쉬 직영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이 부문에서만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