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이상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던 레인콤엠텍비젼의 주가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두 업체 모두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폭락세를 보였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급한 불을 껐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가가 워낙 떨어져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투자심리 악화로 하락폭이 그동안 지나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레인콤,애플에 반격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레인콤 주가는 지난 1월 3만8500원에서 5월 중순엔 1만2350원까지 추락했다. 1분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기관과 외국인들이 집중적인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강하게 반등,27일에는 1만6300원까지 회복했다. 일단 레인콤의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한국증권 홍종길 연구원은 "1분기 2.4%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이 2분기에는 6%,하반기에는 9.5% 선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콤의 모멘텀으로 급부상한 것은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 프로그램)덕분이다. DRM은 고유 암호를 통해 음원 콘텐츠를 허가된 단말기에서만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애플의 음원사이트인 아이튠즈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경우 자체 DRM을 통해 애플 MP3P인 아이팟에서만 재생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야후 넵스터 리얼네트웍스 등의 음원사이트들이 MS(마이크로소프트)의 자누스DRM를 채택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레인콤 아이리버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에 대해서 MS측이 반격에 나서면서 레인콤도 혜택을 보는 셈이다. 최근 잇달아 내놓은 신제품의 매출이 하반기에 본격화되면 주가 반등폭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실적개선 추이는 긍정적이지만 MP3 업계의 지각변동이 심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엠텍비젼 고객다변화 관건 엠텍비젼은 지난 3월 초 4만2000원대이던 주가가 5월 초 2만3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하지만 5월 중순을 지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 이후 반등을 모색하며 다시 3만원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 주가가 하락세를 탄 것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이 회사의 주력분야인 휴대폰용 칩 개발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 부문 진출이 향후 글로벌 칩 업체들이 휴대폰용 칩 시장에 뛰어드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이 회사의 주가가 악화된 것은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앞으로 이 회사의 장기 모멘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쟁사인 코아로직이 카메라 컨트롤칩의 후속제품인 멀티미디어 컨트롤칩에서 한발 앞서나간 것도 이 회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진 중인 고객 다변화가 하반기에 얼마나 가시화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하반기 중 CSP(카메라 시그널칩)의 신규 모델 출시 역시 앞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한 재료로 평가됐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