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해외상장 러시.. 기업공개시장 '황금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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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의 해외 증시 상장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주요 기업들이 장기 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는 상하이 등 중국 증시 대신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 증시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들의 상장 업무를 따내려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컨설팅 업체들 간 쟁탈전도 치열해지는 등 중국 기업의 기업 공개(IPO)가 세계 금융시장에서 황금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대륙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교통은행(交通銀行)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 것은 중국 기업의 해외 증시 러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교통은행은 상장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23일 2.825홍콩달러에 마감됐다. 공모가(2.5홍콩달러)를 13% 웃도는 성공적인 데뷔였다.
이날 신고식을 마친 뒤 장차오량(蔣超良) 교통은행 회장은 "오늘 우리는 중국 금융업의 세계화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며 감격해 했다.
교통은행의 뒤를 이어 중국 기업들의 홍콩 증시행(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보리(중국유리)가 상장을 마쳤고 에너지 업체인 선화(神華)에너지와 해양유통 회사인 중위안(中遠)그룹 등은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홍콩 증시는 세계화를 지향하는 중국 기업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올 들어 이미 13개 업체가 홍콩 증시에 상장했으며 올해 연간으로는 30개사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업체 84개 중 절반이 넘는 43개가 홍콩 증시에 둥지를 틀었다.
탄탄한 중국 기업들은 상장 절차가 까다로운 뉴욕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나스닥 시장의 경우 최근 1년 새 게임 업체인 성다(盛大),무선통신 서비스 업체인 화유(華友)통신 등 14개가 진입에 성공했다. 이 밖에 중국어 검색사이트인 바이두(百都),중국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진산(金山) 등 8개 정보기술(IT) 업체가 현재 등록절차를 밟고 있다.
나스닥에는 올해 20여개 업체가 새로 진출해 연말에는 4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기업은 또 뉴욕증권거래소와 런던 증시에 각각 18개와 16개 업체가 상장돼 있다. 싱가포르 증시에서는 60개 기업의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잇달은 해외 증시 상장은 중국 정부의 독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증시 상장을 통해 경영구조를 개선,국제적 기업으로 거듭나 달라는 주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해외 증시 진출이 러시를 이루면서 중국 IPO 시장은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은 84건,자금 조달 규모로는 111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 증시에서의 자금 조달까지 포함할 경우 중국 IPO 규모는 161억1000만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국제 투자은행들이 이 시장을 외면할 리 없다.
이미 중국 기업의 해외 증시 IPO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들은 특히 올해 말로 예정된 건설은행 중국은행 민생은행 등 1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대형 IPO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의 투자은행인 궈타이쥔안(國泰君安)의 우융강(伍永剛) 연구원은 "아메리카 은행(BOA)이 최근 건설은행에 25억달러를,UBS가 중국은행에 5억달러를 각각 투자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